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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유신진화론 이단 규정, 기성총회가 창조론 논쟁에 쐐기를 박다

이준혁 기자·기사작성일 : 2026-06-06 00:00
한국 첫 유신진화론 이단 규정, 기성총회가 창조론 논쟁에 쐐기를 박다

Photo by Josh Eckstein on Unsplash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제120년차 총회가 유신진화론을 이단으로 규정했다. 한국 개신교 주요 교단 가운데 유신진화론에 공식 이단 판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회는 지난 5월 28일 서울 신길교회에서 마지막 회무를 진행하던 중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안을 긴급동의 형식으로 상정했다. 표결 끝에 안건은 통과됐다. 같은 자리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조항도 교단 헌법에 함께 명문화됐다. 이번 결의는 돌발적 사건이 아니다. 논쟁의 발단은 서울신학대학교였다. 한 조직신학 교수가 저서에서 유신진화론을 옹호하며 성경의 무오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학교 이사회는 이를 문제 삼아 해당 교수를 해임했다. 교수가 불복하고 학문의 자유를 내세운 학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안은 교단 밖으로 번졌다. 기성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세미나와 신학적 검토를 거쳐 유신진화론을 단순한 창조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교리 체계 전체를 재구성하는 위험으로 결론지었다. 직전 총회에서 관련 연구위원회 설치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전례를 딛고, 이번 총회가 이단 규정으로 매듭을 지은 셈이다.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은 하나님이 진화의 과정을 사용해 세계를 창조하셨다는 입장이다. 보수 개혁주의 진영이 이 견해를 경계하는 이유는 창조의 연대나 과학 이론 자체에 있지 않다. 핵심은 아담의 역사성이다. 진화의 틀에서 아담을 문자적 첫 사람으로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의 범죄로 죄와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다는 로마서 5장의 구속사 구조가 흔들린다. 첫 아담이 신화가 되면 마지막 아담인 그리스도의 대속도 그 논리적 토대를 잃는다. 보수 진영이 이를 교리 체계 전체의 재구성으로 읽는 까닭이다. 주의할 지점이 있다. 창조를 둘러싼 모든 이견이 이단인 것은 아니다. 6일 창조를 문자적으로 보는 입장, 창세기 1장을 문학적 틀로 읽는 틀 이론(Framework Hypothesis), 오랜 지구 연대를 인정하는 입장은 모두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전제하는 정통 내부의 견해차다. 유신진화론에 대한 판정은 다른 층위에 있다. 문제는 창조의 시점이 아니라 인간의 기원과 타락, 죄의 실재라는 복음의 뼈대에 닿아 있다. 다만 일부 복음주의 학자들은 창세기의 고대 문학 장르와 근동 문화를 근거로 유신진화론과 성경 권위가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성 총회는 그 양립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의 방식을 둘러싼 비판도 만만치 않다. 유신진화론의 위험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긴급동의라는 형식으로 마지막 회무에서 단번에 처리한 절차는 졸속이라는 지적이다.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정하는 중대한 사안일수록 충분한 토론과 공교회적 숙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우려다. 이단 규정의 적용 범위가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지도 관심사다. 사상에 대한 판정이 특정 인물을 향한 정죄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절제 또한 과제로 남는다. 동성결혼 반대 조항의 명문화는 별개의 사안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같다. 창조 질서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성경이 말하는 창조의 질서를 어떻게 읽느냐가 인간의 기원에서 가정의 구조까지 일관되게 적용된 결과다. 이는 특정 정파의 정치적 구호와 구별돼야 한다. 성경이 분명히 말하는 바를 교단이 고백한 것이지, 정치적 진영에 가담한 것이 아니다. 창조론 논쟁은 국제 개혁주의 진영에서도 진행형이다. Reformation21은 최근 6일 창조의 문자적 이해가 역사적 정통의 입장임을 옹호하는 글을 실었다. 기성의 이번 결의는 한국 교단 최초의 공식 이단 판정으로, 다른 보수 교단들의 향방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전망이다. 한국 교회 앞에 놓인 물음은 분명하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지킬 것인가. 글 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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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작성일 : 20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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