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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강해의 거장, 마틴 로이드존스가 보여 준 설교의 길

이준혁 기자·기사작성일 : 2026-05-31 00:00
말씀 강해의 거장, 마틴 로이드존스가 보여 준 설교의 길

Photo by Nycholas Benaia on Unsplash

20세기 영국 교회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마틴 로이드존스다. 그는 본래 촉망받는 의사였다. 런던의 저명한 병원에서 일하며 의학계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내려놓았다. 사람의 몸을 고치는 일보다 영혼을 고치는 일에 부름받았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의사 가운을 벗고 강단에 선 이 결단이 영국 복음주의의 한 시대를 열었다. 로이드존스는 1939년부터 약 30년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목회했다. 그의 사역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강해 설교다. 강해 설교란 성경의 한 본문을 깊이 파고들어 그 본문이 담은 뜻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설교 방식이다. 그는 한 권의 성경을 몇 년에 걸쳐 한 절 한 절 강해하기로 유명했다. 로마서를 다룬 그의 연속 설교는 수백 편에 이르렀고, 에베소서 강해 또한 여러 해에 걸쳐 이어졌다. 인기 있는 주제를 골라 짧게 다루는 방식과는 정반대의 길이었다. 그가 이 길을 택한 데에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다. 설교의 능력은 설교자의 재치나 기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설교를 불붙은 논리라고 표현했다. 진리를 향한 명료한 논리에 성령의 불이 더해질 때 참된 설교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는 감정을 조작하는 설교도, 메마른 강의식 설교도 거부했다. 진리가 사람을 사로잡되 그 사로잡음이 진리에서 나와야 한다고 보았다. 로이드존스의 사역에서 주목할 점은 그가 부흥을 깊이 사모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교회의 활력이 인간의 프로그램이나 기법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오직 성령의 주권적 역사로 임한다고 믿었다. 부흥을 인위적으로 일으키려는 시도에 그는 회의적이었다. 교회가 할 일은 부흥을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신실하게 전하며 하나님의 때를 사모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웨일스 부흥운동의 역사를 깊이 연구한 그는, 참된 부흥이 언제나 말씀 선포의 회복과 함께 왔음을 알고 있었다. 그의 주요 저작은 상당수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설교란 무엇인가는 강해 설교의 신학과 방법론을 다룬 필독서다. 로마서 강해 14권 시리즈와 에베소서 강해 8권 시리즈는 방대하지만, 한 권씩 읽어도 그 자체로 충분한 무게를 지닌다. 특히 로마서 5-8장을 다룬 권들은 성화와 성령론에 관한 그의 깊은 사유를 담고 있어, 신앙의 내면을 다루는 데 귀중한 길잡이가 된다. 다만 그의 생애에는 논쟁적인 대목도 있다. 그는 1960년대에 복음주의자들이 교리적으로 혼탁한 교단에 남아 있는 것을 두고 분명한 입장을 취했고, 이는 당시 영국 복음주의 진영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안을 두고 평가는 지금도 갈린다. 한쪽은 진리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으로, 다른 쪽은 불필요한 분열로 본다. 이런 긴장까지 포함해 그의 생애를 보는 것이 그를 정직하게 읽는 길이다. 로이드존스가 오늘의 한국 교회에 남기는 도전은 분명하다. 설교가 짧아지고 가벼워지는 시대에, 그는 말씀을 깊이 파고드는 강해의 가치를 다시 묻게 한다. 청중의 귀를 즐겁게 하는 설교가 아니라 진리로 영혼을 빚는 설교, 기교가 아니라 말씀 자체의 능력을 신뢰하는 설교다. 의사의 길을 버리고 강단에 선 한 사람의 확신이, 오늘도 강단에 서는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신뢰하며 그 자리에 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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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작성일 : 202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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