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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교회에서 보냄받는 교회로, 한국 선교의 좌표가 바뀐다

이준혁 기자·기사작성일 : 2026-05-31 00:00
보내는 교회에서 보냄받는 교회로, 한국 선교의 좌표가 바뀐다

Photo by Tim Wildsmith on Unsplash

한국 교회의 선교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한국은 아시아의 대표적 선교사 파송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파송 인력은 정체되고 고령화되는 한편, 한국 사회 안에서는 도리어 복음을 들어야 할 영역이 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보내는 교회였던 한국이 다시 보냄받아야 할 땅으로 거론되는 역설이다. 수치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국내 주요 선교 단체들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파송 선교사 수는 한동안 가파르게 늘다가 근래 증가세가 멈췄고, 신규 헌신자보다 은퇴·귀국 선교사가 많아지는 시점에 다가서고 있다. 정확한 연도별 수치는 단체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신규 유입이 둔화되고 평균 연령이 높아진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배경에는 두 가지 변화가 겹쳐 있다. 하나는 한국 교회 자체의 청년 감소와 헌신자 부족이다. 보낼 사람이 줄었다. 다른 하나는 선교 현장의 지각 변동이다. 비서구권, 특히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의 교회가 자생력을 갖추고 도리어 선교사를 파송하는 주체로 떠올랐다.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선교사가 오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서구가 보내고 비서구가 받던 일방향 구도는 더 이상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변화를 두고 평가는 갈린다. 한쪽은 위기로 본다. 파송 동력이 약해진 것은 한국 교회의 영적 활력이 식어 가는 신호이며, 선교 헌신의 회복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은 성숙의 기회로 본다. 한국 교회가 머릿수와 재정 규모로 선교를 셈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교회를 세우고 협력하는 동반자형 선교로 전환할 때라는 것이다. 두 진단은 사실 충돌하지 않는다. 동력의 회복과 방식의 전환이 함께 요구되는 국면이다. 한국 교회에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선교를 여전히 우리가 가서 베푸는 일로만 여길 것인가, 아니면 함께 받고 배우는 일로도 받아들일 것인가. 보냄받아야 할 땅이라는 진단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정직함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선교의 주체와 대상이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때, 한국 교회는 비로소 바뀐 지형 위에 다시 설 자리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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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작성일 : 202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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